My Life/To overcome bulimia

폭식증을 지나서 이제 일상으로

앰비션 2020. 5. 29. 16:02

안녕하세요

 

음... 약 2년간의 폭식증 여정이 거의 막을 내리고 있는 듯합니다.

글쎄요, 허무하기도 하고... 끝이 아닐 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제가 방심하고 또 이상한 강박에 사로 잡히면

또 폭식을 하게 될 수도 있겠죠.

그런 의미에서 폭식증의 재발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게 영원한 끝이라고 하진 못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현재는 먹는 것에 큰 생각을 안 할 만큼

조용해졌어요

왜 그렇게 그런 것들에 집착했나 싶어요

대체 그게 무엇이었을까요

왜 그렇게 자신을 몰아세우면서까지 했을까요?

궁극적으로는 행복이 목표 아니었을까요?

근데 그게 정말 진짜 행복이었을까요?

 

자신이 정말 무엇을 원하고 어떤 가치를 위해

달려 나가는 지를 생각하면 생각보다 

내 주위를 이루고 있는 많은 것들이

내가 직접 선택한 게 아니라

남들의 시선에 의해, 혹은 말에 의해

따라간 것이라는 걸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저도 참 많은 시간을 남들이 좋다는 것, 해야 한다는 것에 시간을 버렸고

저를 힘들게 했어요

그게 아니란 걸 알면서도요..

 

거식증이 심해서

김밥 한 조각도 제대로 먹지 못했을 때

기도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다시 살쪄도 좋으니까 제발 음식 좀 맘 편하게 먹을 수 있게 해달라고 ㅜㅜ

 

폭식증도 힘들지만 거식증도 정말 힘들었어요

몸은 점점 더 말라가고

내가 너무 안 먹는다는 걸 아는데도 불구하고

무언가를 먹기가 어려웠어요

살찔 테니까...

 

그렇게 거식증이 점차 지나가고

폭식증이 오기 시작했던 거죠

미친 듯이 먹고.. 또 먹고..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먹고

냉장고 열어서 먹을 만큼 꺼냈는데도

다 먹고 또 냉장고 열어서 먹고

계속 열고 닫고..

배 터지게 먹은 다음에야 이제 그만 먹어도 될 것 같다고 생각하고

ㅜㅜ

그땐 이미 배가 너무 아픈 상태였고..

근데 뭐가 잘못된 건지 크게 느끼지도 못하고

그냥 그렇게 지나갔어요.. 폭식증이 힘들다고만 하면서.

 

경험이 쓸데없는 게 되지 않게 하려면 그것에서 얻은 깨달음을

반드시 다음에 적용시켜야 합니다.

폭식증을 다시 겪지 않으려면

제 이런 지난날을 절대 잊지 말아야겠죠.

 

먹는 게 아무렇지 않아 지니까

사진으로 남겨서 오늘 하루 뭐 먹었는지 정리할 필요가 없어져서

찍은 게 별로 없네요 ㅎㅎㅎ....

 

이제 블로그에는 아마 폭식증을 극복한 제 일상? 생활도 올라갈 것 같고,

이제 슬슬 시작하고 있는 운동들도 올라갈 것 같아요.

앞으로도 쭉 지켜봐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