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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To overcome bulimia

폭식증 극복기: 우울감에서 벗어나는 법

by 앰비션 2020. 3. 25.

안녕하세요. 요즘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어요. 산책하기 정말 좋은 날씨인 듯합니다. 뜨거운 햇빛이 아니라 이렇게 따사로운 햇빛 받고 있으면 괜스레 '행복하게 살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그 순간만큼은 어떤 사회의 족쇄에도 얽히고 싶지 않은 그런 마음이요.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잠깐 산책을 하는데 기분이 정말 좋아지더라고요.

 

근데 마음이 아프거나 힘들 때, 밖으로 나가기가 참 어려워요. 신발을 신고 나가는 게 어찌나 힘든지. 막상 신발을 신고 나가보면 세상은 아무렇지 않게 돌아가고 있고, 그 모습을 보면 참 위로가 되는데 말이죠.

 

또, 우울증 환자들에게 내려지는 처방의 기본이 운동이라고 하잖아요. 격렬한 운동을 말하는 게 아니라 가벼운 운동 같은 거요. 그냥 걷기... 스트레칭하기. 뭐 그런 거요. 저처럼 식이장애와 같은 걸로 힘들다면, 그냥 무작정 신나는 노래 들으면서 걸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저는 그래서 그냥 무작정 걸어봐요. 제가 좋아하는 방탄소년단 노래를 들으면서요 ㅋㅋㅋ 그럼 좀 나아져요. 다시 세상을 살아봐야지. 하는 느낌이 든달까요?

 

그리고 저를 위한 선물을 하기도 해요.(이건 아주 가끔)

여기서의 선물에는 반드시 규칙이 있어요. 생활용품이나 음식이 아니어야 해요. 의식주는 제외인 거죠. 의식주는 우리가 생존하는 데 필요한 것들이잖아요? 이건 뭔가 선물처럼 느껴지지 않는단 말이죠. 친구에게 선물을 준다고 상상해보세요. '내 돈 주고 사기는 아깝지만, 그래도 갖고는 싶은' 그런 게 기분 좋아지는 선물이잖아요. 자신에게도 그런 걸  선물해주는 거죠.

 

새로운 만년필을 사기도 하고요(하지만 이건 지출이 꽤 크기 때문에 정말 드물게....), 향초, 책, 좋은 향을 가진 핸드크림. 이런 것들을 소박하게 사요. 옛날에는 작고 예쁘면서 실용성은 하나도 없는 것들(그냥 책상에 올려놓는 장식품 같은 거, 귀걸이 등)을 사기도 했는데요, 나중에 결국 쓰레기만 되더라고요 ㅋㅋ 남는 게 하나도 없는 소비인 거죠.....

 

그래서 요즘엔 그런 것들은 잘 안 사고, 주로 책을 사는 것 같네요. 책 사는 게 옛날에는 왜 그렇게 돈이 아까웠는지, 빌려보고 없으면 안 보고 그랬었거든요. 근데 요즘엔 책 사는 데 절----대 돈 안 아껴요. 책 한 권에 12000~16000원 정도거든요. 이거 빵 서너 개 값이에요 ㅋㅋㅋㅋ 폭식할 때 한 번에 빵 네다섯 개는 우습게 샀었단 말이죠 ㅋㅋㅋㅋ

근데 책 한 권 사는 건 아주 세상 머리 아프게 고민하는 저를 보면서 모순이라는 걸 깨닫고... 그 이후로는 책 사는 데 돈 절대 안 아낍니다. 저는 책 빌려보지도 않아요. 필기하면서 보거든요. 포스트잇도 붙이고, 형광펜칠도 하고요. 수능 개념서 보듯이 봐요. 

 

폭식 얘기하다가 갑자기 책 얘기로 빠져버렸네요. 책이 너무 좋아서 그만.....ㅋㅋㅋㅋㅋ 

각설하고 어제 일기를 적어볼게요.

 

산책하다가 배가 고파져서 집에 들어와 사과와 감으로 하루를 시작했어요.

저는 추운 계절에 나는 과일을 참 좋아해요.

감, 딸기, 사과...  하지만 제 최애 과일은 무화과예요. 별로 안 좋아하는 과일은 포도, 참외, 수박...(다 여름과일이네요. ㅋㅋㅋㅋ)

네 이상 tmi 였습니다...^...^

그리고 고구마 두 덩이 정도 먹어주고요.

저거 한 개가 제 주먹보다 좀 더 작아요.

ㅋㅋ 저 고구마에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발라먹었어요. 맛있더라고요. 고구마 치즈케이크 먹는 기분이었어요. 

그리고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는데 입이 심심하길래 아몬드도 몇 알 먹어주었죠.

점심을 두시쯤 먹었어요.

밥 1/3 공기 정도에 찌개 먹었어요. 아몬드도 주워 먹고 그랬더니 배가 막 고프지 않더라고요. 저거만 먹으니까 밥은 딱 그만 먹고 싶어 졌었답니다

다시 노트북으로 일을 시작하러 들어가야 하는데 그전에 후식을 준비했습니다 ㅋㅋㅋㅋ

곶감 한 개, 크림치즈 약간. 그리고 커피 한 잔. 너무 맛있는 후식이었어요. 

저녁이에요. 오늘은 차돌 숙주볶음을 해주셨어요. 진짜 맛있어요 ㅠㅠ 오늘도 적당히 배가 딱 찼을 때 수저 내려놓았답니다. 뭐랄까. 이제는 배부르거나 어느 정도 먹었다 싶으면 더 먹기가 싫어요. 더 안 먹으려고 하는 게 아니고 진짜로 더 먹기가 싫어요.... 이런 날이 오다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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