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벌써 일요일이네요.
어릴 때, 일요일 밤... 개콘 끝나는 그 순간이 정말 싫었는데
저만 그랬던 거 아니죠,,,?ㅎㅎㅎ ㅠㅠㅠ
그 밴드 나오면서 개콘 엔딩 음악이 흘러나오는....ㅋㅋㅋ
좋은 주말 다 끝나고 학교 가야 한다는 생각에
조금 슬펐는데 ㅋㅋㅋ
성인이 되고나서도 크게 달라지진 않더라고요. ㅋㅋㅋ
그래도 이번 주에 있을 좋을 일 하나씩 하나씩 생각하면
월요일이 꼭 나쁘지만은 않게 되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제가 새로운 책상을 주문해서 수요일에 그게 도착하거든요,
그러니까 이 주말이 지나고
얼른 월요일과 화요일이 와줘야~
책상이 오는 거잖아요 ㅎㅎㅎ
그렇게 생각하면 월요일이 오는 게 오히려 기다려지기도 합니다ㅋㅋㅋ
이런 식으로 기분 좋은 일들을 하나씩
찾는 습관을 기르려고 해요.
월요일에 나오는 구내식당 메뉴가 맛있다던지,
월요병으로 너무 피곤해서 출근하는 길에 한 잔 마시는 커피가 다른 날보다 유달리 달게 느껴진다던지,
좋아하는 웹툰이나 유튜브 영상이 올라온다던지,
취미생활 모임을 하는 날이라던지,
택배가 온다던지,
월화드라마나 수목드라마가 있을수도 있구요. ㅎㅎ
물론 이런 일들이 월요병을 단박에 퇴치시켜주진 못할 수 있지만
그래도 저 같은 경우에는 도움이 꽤 되더라고요. ㅎㅎ
.
.
.
그럼 오늘 일기 바로 시작해볼게요!
아까 엄마랑 앉아서 얘기하는데
엄마가 저한테 갑자기
"딸 요즘 아무거나 다 잘 먹어서 대견해." 하시더라고요.
그 말을 딱 듣고 제가 그동안 했던 생각들이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어요.
전 솔직히 폭식증 겪으면서 살이 찌고 하는 과정에서
엄마 보기가 제일 부끄러웠거든요.
딸이 살찐 모습으로 사람들도 피하고 그런 거 보면 한심하게 생각하실 것 같고
그냥 내 살찐 모습 보여주기도 싫고
'어디가서 엄마가 나 쪽팔려하면 어떡하지'
'다이어트 성공한 그동안 날씬하고 예쁘다고 많이 해주셨는데, 이젠 그러지 못해서 어떡하지'
'엄마가 나한테 왜 요즘 자꾸 살이 찌냐고 하면 난 대체 뭐라고 대답해야 하지...'
하면서
걱정을 되게 많이 했어요.
(물론 부모님이 딸을 저렇게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잘못된 거고
제가 너무 앞서 나간 부정적 생각인데
당시에는 진짜 그렇게 생각했었어요.
제가 외모도 예쁘고 날씬해야 딸로서 더 사랑받을 수 있다고 크~게 잘못 생각했었어요)
(살 좀 쪘다고 사람한테 저렇게 하는 건 잘못된 것임을 분명히 합니다.)
그리고 엄마가 저한테
왜 자꾸 살이 찌냐고 하실 줄 알았어요.
타박? 같은 거... 아님 한탄? 그런 거요.
근데 제 멘탈이 당시에,
장난으로라도 그런 말을 듣기가 너무 힘들 것 같았거든요
지금의 멘탈에서는 저런 말을 듣고 그냥
웃어넘길 수도 있을 것 같고 크게 타격 안 받을 것 같은데
저 다이어트 강박과 폭식증 되게 심할 때는
남들이 하는 "살쪘다"는 말이 엄청 엄청 엄청 상처로 다가왔거든요
안 그래도 대인기피증 생길 것 같은데
그런 말 대놓고 들으면 하루 기분이 다 무너지고 사람 만나는 것도 더 무서워지고 그랬어요
그때는 "살찐다"라는 것 자체를 죄로 느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절대 하면 안 되는 행위, 일어나면 안 되는 일. 그런 것처럼요.
그런데 그걸
가장 가까운 엄마한테까지 들으면
정말 스트레스받을 것 같은 거예요
근데 제가 마침 당시에 타지 생활을 했거든요
그래서 엄마를 거의 못 봐서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까지 했었어요.
'내가 살찐 거 숨길 수 있어서 다행이다.' 이런 식으로요.
오히려 가까운 가족들 보기가 참 어려웠던 것 같아요...
.
.
근데 다시 본가로 돌아와야 하는 상황이 오면서
강제로 들어오게 됐죠.
솔직히 마음의 준비를 많이 하고 들어왔어요
아니면 제가 너무 힘들 것 같았어요
(그리고 안 들어오려고 발악도...ㅋㅋㅋ)
그리고 그때 마음 단단히 먹고 가족들한테 말했어요
'나 이제 다이어트 안 하고 평범하게 먹고살면서
살이 좀 찌든 어떻게 되든 일단 그냥 행복하게 지낼 거야'라고.
그리고 엄마한테는 몇 번 더 말씀드렸어요.
'다이어트 강박 갖고 살았던 날이 너무 힘들었다고, 몇백 그램에 울고 웃는 내가 너무 슬프다고, 그냥 이젠 평범하게 먹고살고 싶다'고요.
저렇게 딱 한 문장으로 정리해서 말한 건 아니고
좀 돌려서 말하긴 했지만
다행히 다들 제 뜻을 이해해준 것 같아요
막상 말하고, 인정하고 나니까 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마음 한편에,
가족들이 내가 살찐 모습을 보고 '아무리 그래도 예전처럼 살은 좀 빼야 하는데' 생각하고 있진 않을까,
'요즘 너무 잘 먹네' 하진 않을까,
하는 피해의식? 같은 게 남아있었어요.
근데 오늘 엄마가
'잘 먹어서 대견하다'라고 해준 말 듣고
내가 진짜 그동안 너무너무 잘못 생각하고 있었구나.
'먹는다'를 항상 부정적으로 생각했었고
'살'이라는 걸 죄악처럼 여겼었고
예쁘고 멋진 딸이 아닌 모습을 보여주는 게 너무 불효라고
생각했고
살찐 나의 모습을 비난할 거라고 걱정하고 무서워했는데,
엄마는 그냥 제가
예전처럼 다이어트에 너무 얽매이고
스트레스받는 것보다
지금이 훨씬 성격도 좋아지고
활발해지고
잘 먹어서 대견하다고
너가 지금이 더 행복하다면,
나도 지금이 더 행복하다고
하셨어요
다이어트 요요맞은 자기관리 부족한(?) 딸이라고 생각하실까봐 뒤로 자꾸자꾸 숨었었거든요 제가.
근데 사실
제가 살 쪘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들이 잘못된 건데
(제가 어떤 상황, 어떤 일을 겪으면서 힘들어하는 지도 모르면서 그저 외모만 보고 평가하는
아주 얄팍한 평가의 말. 식이장애가 얼마나 힘든 일인데.)
전 자꾸 제 탓, 또 제 탓, 그러다보니 대인기피증까지 갔던 거죠.
.
.
식이장애를 겪으면서 살이 급격히 찌거나 빠지는 많은 사람들이
대인기피증을 겪어요.
기피까진 아니더라도 꺼려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심지어 가족들한테도요.
아파서, 식이장애로 살이 찐 건 죄가 아니잖아요.
사람은 누구나 힘든 과정을 겪어요
그건 사람마다 다양한 형태로 겪어요
나는 그냥 식이장애라는 형태로 겪어내고 있을 뿐이에요
저는 가족들한테 그냥 딱 선언하길 참 잘했다고 생각해요
그동안은 계속 피했는데
아예 얘기하고 나니까 마음도 훨씬 편하고
숨어서 폭식하고 그러지 않고
같이 맛있게 배가 적당히 부르도록
먹을 수 있게 돼요.
처음은 힘들지만
차근차근 사람들과 만나서 밥도 먹고
가족들과 먹고
혼자 숨어서 폭식하거나 토하지 않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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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글이 정말 두서없네요 ㅋㅋㅋ
이해 부탁드리겠습니다 ㅠㅠㅋㅋㅋ

아침에 일어나서 먹은 밥이에요.
아보카도는 조금 남겼고
동생이 너비아니 구워 먹어서
저도 너비아니랑 같이 먹었어요 ㅎㅎ

그러고 나서 오늘이 4.19 혁명기념일이라
티브이로 기념식 시청하고 역사책도 다시 꺼내 읽고 하면서
지난 역사를 되짚어보는 시간도 갖구요,
꿀호떡 아이스크림이 있길래 조금 먹었어요.
한 입 두 입씩 ~
저거 하나를 오늘 하루 동안 세 번 정도 먹었는데
아직도 냉동고에 좀 남아있어요 ㅋㅋㅋ
폭식증이 많이 사그라든 이후로
간식 같은 거 (자주 먹긴 하는데)
막 계속 먹거나 다 먹거나 그러지 않는 것 같아요
그냥 입가심용이나 맛보려고 먹는 한 도입 정도로
딱 만족이 돼요 거의
(안 될 때도 물론 존재합니다 ㅎㅎ)

점심은 김치부침개였어요.
비가 온다고 엄마가 부침개 해 먹자고 하셔서
가족들이랑 맛있게 먹었습니다 ㅎㅎ
그리고 책도 읽고 그렇게 보내다가

저녁을 먹었어요.
시금치 된장국이랑 밥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후식으로 아까 말씀드린 꿀호떡 아이스크림 한 입 먹었어요.
입가심으로 그냥 한 입 먹고 싶어서 ㅋㅋㅋ
이렇게 먹고 식사 끝!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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